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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주로형 횡단보도’란?

횡단보도 양옆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점멸형 LED유도등을 설치하여 건널목임을 인지시키는 선진국형 교통안전시설   

반짝이는 횡단보도로 안전한 우리 동네

2018년 2월, 벌써 컴컴해진 금요일 저녁 7시경 두 딸 아이를 둔 워킹맘 김횡단(36세) 씨는 여느 때처럼 퇴근 후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인근 마트에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가는 방향에는 차량 운행이 비교적 적은 한적한 도로가 있는데 그녀는 주로 이 도로를 건너 마트에 가곤 한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그녀는 양손에 아이들의 손을 잡고 길을 건너려고 막 한 걸음을 뗐다. 그런데 갑자기 바로 옆에서 자동차 급브레이크 소리가 들렸고, 이에 놀란 세 모녀는 그만 다리의 힘이 풀려 횡단보도 앞에서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이유인즉슨 횡단보도를 향해 오고 있던 한 차량이 보행자들을 뒤늦게 발견하고 횡단 씨와 아이들의 코앞에서 급정거했기 때문이었다. 운전자는 “이곳 지리에 익숙하지 않았던 데다가 도로 주변의 조도가 낮아, 횡단보도가 있는지 몰랐다”라며 횡단 씨를 부축해 일으키고 연신 사과했다. 횡단 씨와 아이들은 교통사고를 피했지만, 또다시 이런 일이 생길까 봐 어둑한 밤에 횡단보도를 건널 때면 늘 걱정이 앞선다.

그런데 그녀는 얼마 전부터 그런 염려에서 벗어나게 됐다. 대형마트로 가는 도로에 ‘활주로형 횡단보도’가 생겼기 때문이다. ‘활주로형 횡단보도’는 운전자들이 멀리서부터 횡단보도임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공항활주로의 진입조명을 설치해 운전자에게 서행을 유도한다.

그녀는 이제 밤늦은 시간에도 아이들만 마트에 보내도 될 정도로 안심된다고 한다. 앞으로 야간 차량 이동이 많고 교통사고 위험이 큰 지역에 활주로형 횡단보도처럼 안전한 보행 환경이 도시 곳곳으로 많이 확산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횡단보도 보행 중 교통사고 예방에 집중

서울 서초구는 “보행 중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새로운 정책을 시행해 달라”는 민원인 들의 잦은 요청과 그 배경 요인들을 자세히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관내의 크고 작은 교통사고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주간’ 보다는 ‘야간’에 주변 조도가 낮은 ‘비신호 횡단 보도(신호 27%, 비신호 73%)’에서의 보행 중 교통사고 예방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초구는 야간에 주변 조도가 낮은 비신호 횡단보도를 개선하기 위해 선진사례인 점멸· 함몰형 표지병을 한국의 실정에 맞게 보완· 발전시켜 전국 최초로 ‘활주로형 횡단보도’를 설치하게 되었다. 또한 전국적인 확대 설치 방안을 고려하기 위해 경찰청, 도로교통공단과 함께 관련 규정 개정작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보행 중 교통사고 예방효과 탁월, 전국적 확산에 기여

‘활주로형 횡단보도’는 횡단보도 양옆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LED유도등을 설치하여 건널목임을 인지시키는 선진국형 교통안전시설로, 2021년 2월 현재 서초구 관내 181개소 (2018~2020년, 18억)에 설치되어 있다.

2018년 4월 서초초등학교 주변에 처음으로 설치된 이후 보행 중 교통사고 재발률이 1%에 그쳐 보행 중 교통사고 예방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확인되고, 도로교통공단 효과분석 결과(2019.12)에서도 보행준수율, 차량양보율이 주·야간 모두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2년여에 걸친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과의 협업을 토대로 2020.3월에는 관련 규정 (교통노면표시 설치관리 매뉴얼)을 ‘활주로형 횡단보도’ 설치기준에 맞게 개정하여, 전국적 확산이 가능해졌다. 그 결과 현재 서울 강서, 금천, 성동, 동작구, 부산, 인천, 대구, 대전, 수원시 등 35개 지자체에서 ‘활주로형 횡단보도’를 도입했다.

서초구는 보행 중 교통사고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입증한 ‘활주로형 횡단보도’가 앞으로 다른 자치구는 물론, 전국의 여러 교통안전 취약지역에 많이 설치되어 국민의 안전에 크게 기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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