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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의 가장 큰 경제적 성과는 한국이 미국 국방시장에 수출 통로를 열어주고 양국이 유럽을 겨냥한 원전을 공동 수주한다는 점이다. 두 정상은 방산 분야 협력 잠재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21일 국방 상호 조달협정(RDP) 논의 등 방산 공급망, 공동개발, 제조 분야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방위산업 시장인 미국이 이른바 K방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RDP는 미 국방부가 동맹국 및 동맹국들과 체결한 양해각서로, 서명국 간 조달제품 수출 시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미국은 이들에게 무기를 수출하는 기업에 미국산 우선구매제도를 적용하고, 미국 부품비로 전체 원가의 55%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면 수출비용에 50%의 프리미엄을 부과한다. 다만 RDP 가입자에 한해 관련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도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을 수 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비율이 65%와 75%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 방산업체들이 미국과 군수조달협정 체결 국가로 시장을 확대하고 다변화할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미국과의 군수조달협정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T-50 고등훈련기, LIG넥스원의 유도무기체계인 천궁·현무·비궁 등 군용기들이 RDP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RDP 체결 이후 군용기 등 완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고부가가치 품목인 유도무기가 미국에 수출된다."

  

원전은 공동성명에 명시된 전략적 경제·기술 파트너십의 핵심 분야 중 하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원전의 원천기술을 놓고 미국과 한국이 갈등을 빚어왔는데 양국 정상이 공조를 통해 해결하려 하고 한·미가 유럽 원전 시장에 공동 진출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한미가 유럽 원전 시장에 공동 진출할 경우 이미 유럽의 안보 문제로 경쟁력을 잃은 러시아와 중국을 제치고 한미가 이 시장을 잠식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올해 5월 현재 유럽에는 러시아를 제외한 9기의 원전이 건설 중이며, 32기의 원전이 검토 중이다. 특히 한국 수력원자력이 지난달 21일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폴란드 루비아토보와 코 팔리니 원전에서 한·미 공동수출 첫 사례를 생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체코의 두코바니 원전 사업에서 한국과 미국이 나란히 본입찰에 참여해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미 원자력동맹은 2030년 이후 최대 600조원 규모의 차세대 원전 시장과 소형 모듈 원자로(SMR)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의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수 펌프, 기압계 등 주요 장치를 하나의 컨테이너로 통합한 소형 원자로를 말한다. 출력은 기존 대형 원전의 3분의 1 수준인 300㎿ 수준이지만 안정성과 경제성이 우수해 탄소중립을 달성할 차세대 발전기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 원전 관련 기업들도 반가워했다. 서방 진영에서 가장 앞선 두산 에너지는 물론 원전 건설 능력을 갖춘 삼성물산·현대엔지니어링이 미국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원전 제조·건설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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