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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브버그' 점령당한 은평구
    KBS 실시간 관심뉴스 2022. 7. 4. 00:34
    엄청난 번식력… 방역해도 역부족

     

    “10년간 장사하며 이런 일은 처음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몸이 간지러운 느낌이에요.”

     

    지난 3일 낮 12시 30분 서울 은평구 연 신역입니다. 지하철 입구를 나오자마자 계단과 에스컬레이터에서 러브 버그를 만났습니다. 계단 사이와 모퉁이,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사이에도 짝짓기를 하던 사랑 벌레와 사체가 쌓여 비명을 질렀습니다.

     

    몸길이가 1cm도 안 되지만 주로 짝짓기를 하고 있어서 서로 붙어 있기 때문에 손톱이 하나쯤 되는 것 같습니다. 한 시민이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를 잡으려다 러브버그를 발견했을 때 비명을 질렀습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바닥에 가득 찬 러브버그의 몸을 피해 조심스럽게 계단을 오르내렸습니다. 시민 정모(28)씨는 "벌레가 너무 많아서 괜히 몸이 간지러워요."

     

    산에서 주택가로 내려와 주민 피해 막심
    최근 일주일 관련 민원 1000여건

     

    연 신역 인근 연서시장 주변 전신주와 나무 밑에는 상인들이 쓸어 담은 러브 버그 시체가 가득했습니다. 상인들은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특히 음식을 파는 상인들이 걱정했습니다. 사실, 많은 가게들이 그날 문을 닫았습니다. 인근 상인들은 그가 러브 버그 때문에 아침에 출근했다가 일찌감치 사업을 접고 귀가했다고 귀띔했습니다. 제과점을 운영하는 박모(50)씨는 "오늘 아침에 출근했다가 사랑 벌레가 너무 많아 집으로 돌아갈까 생각했다"며 "빵이 나와서 이미 문을 닫고 영업을 하고 있는데 피해가 막심하다"라고 말했다.

     

    연서시장 정육점에서 10년째 일하고 있는 이준우(59)씨는 '많다'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검습니다. 저는 10년 동안 이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그가 말했습니다. "고기를 팔기 위해 냉장고를 열어야 하는데, 그 사이에 벌레가 들어갈까 봐 걱정이에요."

     

    산 근처 주택가의 상황은 더 심각해 보였습니다. 이날 오후 2시쯤 은평구 보건소 방역반이 은평구 갈현동 응봉산 인근 주택가에서 방역작업을 벌였습니다. 방역 차량이 이동해 도로 방역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방역복을 입은 방역 팀원들은 산과 민가 사이 골목에 집중적으로 격리됐습니다. 러브 버그가 주로 산에서 주택가로 내려오기 때문입니다. 이곳에 12년째 살고 있는 주민 김명희(68)씨는 "러브 버그가 불빛을 보고 들어오니 동네 사람들이 밤에 불을 다 끄고 있다"며 "아침에 보면 하얀 차들로 가득 차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근 시장에 러브 버그 사체 가득… 상당수 점포 문 닫아
    구청 방역 나섰지만… 번식력 빨라 확산 차단에 역부족

     

    일부 주민들은 구청의 초기 방역이 늦어져 러브 버그 확산을 막지 못했고, 여전히 방역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구청은 비가 올 경우 방역작업이 어려워 불가피하게 지연됐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장마철 일시 소강상태를 틈타 긴급 방역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은평구 보건소는 러브 버그의 발원지인 봉산, 앙봉산, 이말산을 중심으로 전담팀(TF)을 꾸려 집중 방역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주민으로 구성된 새마을 자율방역단과 자율방재단에 의약품과 인력을 지원하는 한편 민간 전문업체를 통해 방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브 버그의 엄청난 번식력은 확산을 막기에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제 은평구는 러브버그 방역 관련 민원이 지난 일주일 동안 1천여 건이 발생했다고 신고했습니다.

     

    러브버그의 공식 이름은 '플레시아 니 악티 카'입니다. 그것은 중앙아메리카와 미국 남동부 해안에서 발견되며, 크기가 1cm 미만인 작은 파리 곤충입니다. 국내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람을 공격하거나 질병을 전염시키지 않는 '물림'으로 알려져 있지만 수많은 인구와 모습이 주민들의 혐오감을 사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장마가 장기화되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인구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러브 버그는 현재 경기도 고양시와 서울 은평구, 서대문구를 넘어 마포구와 인천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자외선에 약해 한낮보다 아침저녁으로 활동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4일 동안 짝짓기를 한 뒤 수컷은 바로 떨어져 죽고, 암컷은 산 등 습한 지역에 알을 낳아 수명을 다합니다. 파리과의 곤충이라 일반 살충제로 퇴치할 수 있습니다.

     

    은평구 보건소 관계자는 "러브 버그는 밝은 색이나 빛에 반응하기 때문에 어두운 옷을 입고 밤에는 커튼을 통해 빛을 차단해야 한다"며 "방충망이나 창문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올 수 있으니 집안의 틈새를 꼼꼼히 관리해달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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