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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마비' 넘어 '생산 마비' 우려… 건설도 올스톱 위기

 

포스코가 지난 13일 일부 생산공장을 중단하면서 업계 전체에 파장이 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산업용 쌀'로 불리는 철강제품이 자동차, 조선, 가전 등 모든 분야에서 필수적인 원자재이기 때문입니다. 전국 민주노동조합 총 연맹(민주노총)의 총파업이 계속될 경우 '물류 마비'를 넘어 여러 업종에서 '생산 마비'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철강업체인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내 1~4호기에 모든 라인을 중단했습니다. 냉연제품의 경우 가전제품과 건축자재를 주로 생산하는 포항제철에 위치한 공장 2곳 중 2곳이 멈춰 섰습니다. 올해 1분기 기준 포스코의 철강제품 비중은 각각 6.8%, 17.4%에 달합니다. 그동안 수차례 파업에 돌입한 포스코가 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포스코는 지난 7일 파업이 시작된 이후 포항제철소에서는 하루 2만 톤, 광양제철소에서는 하루 1만 5천 톤의 출하 지연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도로나 공장 주변에서 생산된 제품을 자체 창고나 제철소 안에 쌓아두는 방식으로 대응했지만, 허용 한도를 넘어서면서 생산 중단에 나섰습니다.

 

제주 레미콘 공장 가동률 '0%'… 건설 현장 타격 현실화

 

현대제철의 화물 운송 거부로 제철소 내부에는 하루 4만 톤의 제품이 쌓여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지금까지 공장을 정상 가동해 왔지만 당진제철소에만 하루 1만 8천 톤의 적재가 발생해 대응 능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더위와 비를 피해야 하는 고가의 냉연제품의 보관이 어렵습니다. 철강업계에서는 상황이 장기화되면 고로 가동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시멘트와 레미콘 공장과 건설 현장도 올스톱 위기에 처했습니다. 대한시멘트협회에 따르면 파업 닷새째인 이날 하루 출하량이 1만 1100t으로 성수기 하루 평균 출하량(17만 4000t)의 6.3%로 떨어져 하루 152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재고가 급증해 완제품 생산을 중단한 공장이 이미 꽤 있다"며 "반제품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중단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시멘트 출하량이 급감하면서 전국의 레미콘 공장들이 사실상 문을 닫았습니다. 레미콘 업체 중 대기업에 속한 유진 공사는 이날 전국 24개 공장 가운데 22개 공장이 멈춰 섰습니다. 삼표산업은 파업 이틀째인 8일 17개 공장 모두에서 레미콘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김영석 서울경인레미콘협동조합 이사장은 "수도권 레미콘 공급이 이미 끊겼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 돌입 7일 차
제주 레미콘조합 "시멘트 보유 물량 '제로'... 공장 올스톱"
업체 "공장 돌린다는 곳 없어...기다릴 수밖에 없는 입장"

 

건설업계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당장 콘크리트 설치가 필요한 골조 공사는 대부분 중단됐습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보통 3~4월에 땅을 파서 6월에 골조공사를 하는 등 기초공사를 한다"며 "콘크리트가 가장 필요할 때 공급이 끊겼기 때문에 현장은 멈출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이번 주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금까지 출하가 차질을 빚었다면 앞으로 저장 용량 한계에 도달한 업체를 중심으로 생산 중단이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빚은 자동차 업계는 이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공동 대응에 나섰습니다. 현대·기아차·한국지엠·쌍용차·르노코리아 등 5개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계가 참여했습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파업이 빨리 끝나는 것 외에는 사실상 뾰족한 수단이 없다"라며 정부와 화물연대 간 협상 타결을 호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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